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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싯으로 혼돈에 빠진 영국 패션산업

2016년 국민투표에서 52:48로 브렉싯이 결정된 후 영국에서는 수상이 두 번이나 바뀌고 브렉싯 안은 국회에서 여러번 기각되는 등 정치적인 혼란을 겪었다. 결국 딜의 내용에 대해 영국의 국회의원들이 합의를 못하면서 노딜 브렉싯으로 가는 듯 했으나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극적으로 브렉싯 딜이 타결되면서 노딜 브렉싯을 피할 수 있었다.


판데믹으로 어려운 영국 (패션)리테일업계는 현재 브렉싯으로 인한 비용상승 등 새로운 도전을 맞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2021년 1/1일을 기해서 브렉싯 딜이 발효되자 영국의 패션산업및 리테일 업계, 그리고 소비자들은 엄청난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500페이지에 이르는 브렉싯 딜의 내용을 숙지하기도 쉽지 않거니와 늘 고충은 디테일에서 나오는 만큼 그동안 EU와의 자유무역에서 벗어나면서 영국 패션업계는 고전 중이다.

브렉싯으로 이제 영국과 EU간의 무역및 구매에서 관세는 물론 통관과정 등이 추가되는데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통관을 위한 서류작업은 물론 그 수출입 과정이 매우 관료적이며 또한 이러한 서류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배송업체들의 배송료가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그 추가비용 발생의 규모가 크다는 것이다. 영국 미디어에 의하면 30만원(£200)의 코트를 유럽 사이트에서 주문한 여성은 결국 통관과 VAT등 125,000원(£82)의 추가비용이 청구됐으며 어느 프랑스 고객은 영국 사이트에서 10만원(€77)에 구매한 의류 상품에 대해서 배송업체(DHL)로 부터 64,500원(€57)을 통관비용을 지급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브렉싯 전에 유럽에서 영국으로 어린이 침대를 배송하는 비용이 3만원(£20)인데 비해 현재 12만원(£80)으로 올랐다고 한다.


유럽 패션브랜드 사이트에서 구매할 때 브렉싯 후의 추가비용 상황(사진: dailymail.com)

이러한 예기치 못했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브렉싯의 타결(12/24)과 실행 사이(1/1)에 예고 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은 물론 유럽이나 영국의 온라인 사이트에서의 공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고객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일부 고객들은 구매상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오더의 약 30%가 반품되고 있다고 한다. 영국 리테일러들은 유럽으로 배송된 상품이 반품될 경우 이를 다시 영국으로 들여오는 것을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비용과 서류작업 등이 새로 발생하므로 아예 유럽 내에서 상품을 소진하는(버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

EU와 영국사이의 새로운 수출입 조건은 ‘원산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영국(또는 EU)제조상품은 무관세로 EU와 영국 간에 수출입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영국/유럽 리테일러 상품은 영국/EU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12%의 관세가 발생하게 된다. UKFT(UK Fashion and Textiles Association)에 의하면 영국 베이스의 패션 리테일러로부터 구매한 EU소비자들은 통관과 VAT를 포함해서 20% 이상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영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니트웨어 브랜드인 존스메들리(John Smedley)의 경우 관세를 지불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으로 배송할 때 평균 15,000원(£9.50)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된다고 한다. 온라인 패션리테일러인 에이소스(ASOS.com)의 경우 브렉싯으로 인해서 228억원(£15m)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이익의 10%에 달하는 규모다.


추가 비용 없이 기존의 유럽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럽내 운영체제를 셋업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으로 알려진다. 

이렇게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지 않으려는 것이 현재 리테일러들의 입장이고 이를 위해서 두가지 방법이 대두된다. 하나는 서플라이어와 협상해서 비용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EU내에 자회사나 물류센터를 만들어서 관세및 통관절차를 피하는 방법이다. 실제로 에이소스는 유럽 고객을 위해서 베를린으로 창고를 전환했으며 서플라이어에게 영국, 미국, 독일로 분류해서 따로 선적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며 프라이마크(Primark) 역시 유럽창고를 새로 편성했다고 한다.


배송업체들은 브렉싯으로 인한 서류작업과 통관 절차등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추가비용을 청구하고 있다. 

대형기업의 경우는 유럽 내 운영체제를 만들 수도 있고 서플라이어를 푸시할수도 있지만 문제는 중소형 업체들이다. 특히 판데믹으로 상황이 어려운데다 브렉싯에 따른 부담까지 엎친데 덮친 격이 되고 있다. 현재 중소 패션업체들은 홀세일이나 리테일 등에서 유럽수출을 줄이는 노선을 택하고 있다. 비용을 감당 못하는 자발적인 경우도 있지만 상황에 따른 것도 있다. 1/1일 브렉싯 발효 후 일부 온라인 패션리테일러들은 매출이 절반이상으로 줄었다고 한다.

브렉싯은 영국과 EU간의 무역에서 추가비용은 물론 통관과 국경보안 등을 위한 추가 서류작업 등의 과정을거쳐야 하므로 결국 배달까지 지연시키고 있다. 궁극적으로 영국내 리테일러들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현재 영국 (패션) 리테일러에게 최선의 선택은 유럽내에 헙(hub)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중소기업들이 이를 운영할 수 있을지 그리고 영국 정부가 과연 얼마나 기업들에게 공지하고 지원할 수 있을지 코비드로 얼룩진 영국 리테일계는 또 하나의 도전을 맞고 있다.

정해순은 해외패션산업과 글로벌마켓 변화, 소비자트렌드 등에 대한 블로그, 기사, 리포트를 제공합니다. 궁금한 사항이나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바랍니다. haesoon@styleintellig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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