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싯? 영국 패션산업 가격 인플레이션 위기

Posted by Haesoon Jung on


영국의 리테일과 금융계에서는 하드 브렉싯(유럽 단일 시장에서 분리되는)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미트마켓 리테일러인 넥스트그룹의 CEO, 사이먼 울프슨 경(Lord Simon Wolfson)은 2017년 봄 시즌 부터 넥스트(www.next.co.uk)의 의류및 잡화, 홈상품 가격이 약 5% 인상될 것을 예고하면서 브렉싯 딜에서 영국정부는 ‘유럽 단일시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영국의 리테일러 연합인 BRC(The British Retail Consortium)는 정부를 상대로 ‘소비자를 위한 공정함과 비즈니스의 낮은 비용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는 브렉싯 협상이 되어야 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해서 브렉싯을 앞두고 리테일 산업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지난 6월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후 3년 내 유럽연합에서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테레사 메이 수상이 내년 3월 까지 유럽 탈퇴를 신청하겠다고 밝힌후에 영국 내에서는 소프트 브렉싯(유럽 단일 시장 유지)과 하드 브렉싯(유럽 단일 시장에서 탈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영국의 리테일과 금융계에서는 소프트 브렉싯을 지지하고 있다.

특히 수입과 해외 생산에 의존하는 영국의 리테일과 패션산업은 브렉싯 관련해서 상품 가격이 오르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 인상에는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작용한다. 하나는 영국의 파운드화 하락으로 인해 유로화와 달러화로 구매하는 상품에 대한 가격인상 효과와 다른 하나는 유럽 단일시장에서 떠날 경우 수입 관세가 높아지면서 리테일러의 비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해외 생산과 수입에 의존하는 의류 리테일러들은 파운드화의 하락으로 비용 증가에 직면한 가운데 2017년 봄 시즌 부터는 약 5% 이상 상품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6월 국민투표 후 현재까지 파운드화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는 달러화 대비 31년 만의 최저, 유로화 대비해서도 5년 만의 최저를 기록하는 등 영국 통화의 가치하락이 이어지면서 수입 상품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실제로 하이스트리트 의류 리테일러인 자라나 H&M은 상품의 가격을 각 국의 통화에 따라 유로화 대비 책정하게 되므로 이미 영국에서는 가을 상품 가격이 전 시즌에 비해 높아졌다.

실제로 브렉싯 관련한 가격 인상 이슈는 이미 지난 주에 영국 전역에서 관심을 모았다. 유니레버(Unilever)는 영국 No1 수퍼마켓 체인인 테스코(Tesco)에게 유니레버 상품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통보하자 테스코는 상품을 온라인에서 제외시키면서 유니레버 상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이다. FMG(fast moving goods) 자이언트 기업인 유니레버는 파운드화 하락을 이유로 영국 밖에서 생산하는 마마이트(Marmite) 스프레드와 도브(Dove) 비누를 비롯해서 전 레인지의 상품 가격을 인상하고자 한 것이다. TV와 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이 문제는 24시간도 안돼서 극적으로 해결되기는 했지만 파운드화 하락에 따른 소비재 가격인상은 브렉싯과 직결된 문제로서 리테일러뿐 아니라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토픽이다.


지난 2000년대 후반 이후 밸류패션이 붐을 이루면서 의류상품의 가격은 점점 저렴해지는 디플레이션 현상을 보였지만 어쩌면 브렉싯과 함께 생산과 물류에서 비용이 증가되면 밸류 리테일러들의 마진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싯 이후 영국이 유럽의 단일시장을 떠나게 된다면 영국은 더이상 EU에서 수입에 대해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대신 WTO (World Trade Organisation) 의 룰을 따라야 하는데 이 경우 의류와 신발의 수입 관세는 11%-16%에 달한다. 결국 영국 외에서의 소싱은 비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는데 BRC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생산의 여성 의류는 12% 가 비싸질 것이라고 한다. 궁극적으로 패션 리테일러들은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야 할 것이고 가격 인상이 초래될 것이라고 BRC는 경고하고 있다.

물론 파운드화의 하락이 영국내 관광객과 럭셔리 상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현재 영국은 세계적으로 럭셔리 상품 가격이 가장 낮은 곳으로서 하이엔드 핸드백의 경우 뉴욕이나 파리에 비해서 런던에서는 심지어 몇 백 달러가 저렴하다고 한다. 이런 파운드화의 약세를 기회로 중국 관광객들은 영국에서 럭셔리 상품을 벌크로 구매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럭셔리 매출 증가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한다. 브렉싯으로 영국이 유럽 단일시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된다면 영국 패션산업에 대한 가격인상 압력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된다. 결국 지난 2000년대 이후 영국인들이 경험한 ‘의류가격의 디플레이션(계속 상품이 저렴해지는 현상)’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 패션상품의 가격이 다시 오르는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브렉시트! 英 패션산업 지각 변동?(패션비즈 2016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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