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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판데믹…이커머스 강화는 필수

세계는 아직 판데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유럽은 코비드-19의 세컨드웨이브로 지역적인 록다운이나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제하락과 불경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IMF는 ‘코비드-19 위기로 부터의 회복은 길고 평탄하지 않으며 불확실한 길이 될 것’을 경고하고 있는 등 글로벌 경기 회복의 전망은 밝지 않다. 들로이트(Deloitte)가 최근 영국 내 대형 기업의 100여명 CFO(chief financial officer)를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 의하면 62%의 CFO들은 사업의 니드가 판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는 빨라도 2021년 2/4분기는 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데믹으로 수요가 내려가면서 10월 말 현재 대부분의 패션브랜드와 백화점들은 20%-75%까지의 세일을 제공하고 있다.


록다운이 해제되고 매장들이 문을 열긴 했지만 사람들은 매장으로 돌아가기를 꺼리고 있다. (사진: eveningstandard.co.uk) 

리테일과 패션 부문 역시 판데믹의 타격이 심하다. 지난 7월 유럽의 전면적인 록다운은 끝났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다시 매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신 집에서 계속해서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이스트리트 매장들은 문을 닫기 시작했고 매장관련 직원들이 실직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올해 초부터 약 125,000 명이 하이스트리트(매장)에서 실직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밴햄스(Debenhams)처럼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45개 체인의 대형 백화점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매킨지(McKinsey)는 판데믹으로 인해 2020년 글로벌 패션시장 규모가 30%나 수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판데믹의 패션산업은 더 이상 예전의 방식이나 시스템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프라인 매장 위주의 리테일은 규모면에서나 운영측면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2000년대 이후 계속돼 온 '매장 규모를 늘려서 매출을 높인다'는 성장전략은 이제 더이상 유용하지 않다.  대형 패스트패션 리테일러들은 이제  거꾸로 어떻게 매장을 줄일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의 패션리테일러인 H&M(세계 No2)은 세계적으로 250개 매장을 철수할 것을 발표했다. H&M그룹은 약 5,000여개 매장을 소유하므로 5%의 매장을 줄이는 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비드-19로 쇼퍼들이 온라인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한다. 내년 중에 글로벌 시장에서 H&M 매장을 축소하는 대신에 이커머스 강화를 위해 디지털에 투자할 계획이다.


인디텍스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 비중을 25%까지 올릴  계획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것은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세계 No1패션리테일러)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유럽의 록다운이 한창일 때 인디텍스는 세계적으로 1,200개 매장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주요 철수 대상 브랜드는 버쉬카(Bershka), 풀앤베어(Pull & Bear), 마시모 두티(Mssimo Dutti)로서 아시아와 유럽 지역에서 소형 매장 중심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한다. 궁극적으로 7,400여개 매장 중 16%를 철수할 예정이다. 이는 판데믹으로 오프라인 매출이 급락하는 대신 늘어나는 온라인 매출을 더욱 푸시 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인디텍스의 온라인 매출은 록다운 기간인 2/1-4/30일 사이에 전년 동기 대비 50%나 증가하는 등 판데믹으로 이커머스가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디텍스는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19년 기준 14%에서2022년까지 25%로 올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커머스에 1조 3,400억원(€1bn)을 투자하는 한편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커머스 관련 기능(매장을 디스트리뷰션 센터로 활용하는 등)을 결합하기 위해 2조 2,800억원(€1.7bn)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판데믹으로 리테일에서 온라인 매출 비중이 50%나 급증했다. (사진: econsultancy.com)

포스트판데믹 리테일에서 이제 이커머스는 가장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 영국에서 록다운이 시작된 3월 현재 이커머스 활동은 2030년에나 기대되던 수준이었다고 한다. 물론 록다운이 풀리면서 좀 내려가기는 했지만 아직도 6년을 앞서가는 이커머스 매출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온라인 매출은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린터(Linter)에 의하면 리테일 매출 중 1/3이 디지털 채널을 통한 것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지난해 대비 50% 성장이다.


이커머스 리테일러인 에이소스는 판데믹 효과로 올해 이익이 329%나 신장했다.  

이를 증명하듯 온라인 패션 리테일러들은 한결같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의 온라인 전문 패션 리테일러인 에이소스(ASOS.com)의 경우 록다운 기간 동안 이익이 4배나 폭등하면서 회계연도(8월 마감) 매출이 19% 성장한 4조 8,700억원(£3.3bn), 이익은 무려 329%나 오른 2,100억원(£142m)을 기록했다. 유럽 No1 의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잘란도(Zalando.com) 역시 최근 분기 실적이 좋아져서 2020년 회계연도 예상 실적을 상향 조정했다. 이익은 약 45% 정도 올라가서 5,000억-5,700억원(€375m-€425m) 수준을 예상하며 매출과 GMV(general merchandise volume) 역시 각 20-22%, 25-27% 수준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판데믹으로 인해 쇼핑채널은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수천 개의 매장을 운영하던 세계 No1과 No2의 패션리테일러들은 점점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신에 현재 있는 매장을 디스트리뷰션이나 픽업(pickup)포인트로 쓰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판매의 장소로 부터 경험의 기회로 옮겨가는 분위기다.(사진: IKEA newsroom)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기능과 운영역시 리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사람들이 주로 온라인으로 구매한다면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야할 이유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키아(IKEA)처럼 카페와 레스토랑까지 갖추고 하루 외출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든가 아니며 미국의 서점체인인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처럼 인터액티브한 이벤트를 제공하는 등 고객을 매장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오프라인에서 ‘경험’의 요소와 어떻게 ‘디지털을 믹스’ 할 것인가가 과제로 떠오른다.

 

정해순은 해외패션산업과 글로벌마켓 변화, 소비자트렌드 등에 대한 블로그, 기사, 리포트를 제공합니다. 궁금한 사항이나 문의는 이메일로 연락바랍니다. haesoon@styleintellig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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