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22일 미국에서는 독특한 컨셉의 잡지, 디스플레이 카피(Display Copy, displaycopy.com)가 론칭 했다. 잡지에 등장하는 화보에는 신상품이나 뉴 컬렉션의 의류와 잡화가 ‘전혀’ 없다. 오로지 빈티지와 업사이클 된 상품뿐이다. 그리고 온라인 버전에서는 이러한 중고 상품들과 유사한 스타일을 구매할 수 있는 쇼퍼블 온라인 컨텐츠를 제공한다.
디스플레이 카피(Display Copy)는 새 것이 아닌 '오래된 것'과 '지나간 것'을 쿨한 패션의 영역으로 들여온다.
빈티지와 중고 패션상품을 제공하는 잡지를 판매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아이디어다. 패션잡지의 성격은 패션에디터들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주로 디자이너와 럭셔리 하우스 등의 뉴 컬렉션 상품을 활용하게 된다. 새로운 상품을 골라서 화보를 촬영하고 이를 통해서 독자에게 정보와 인스피레이션을 주게 되며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들의 광고를 게재하고 그 수익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빈티지 상품만을 제공한다면? 독자들은 화보에 등장한 상품을 살 수도 없고 신상품을 소개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 에서는 화보에서 제공된 이미지와 유사한 중고 옷들(리세일 상품)을 링크해서 독자가 쇼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브린 헤민웨이(Brin Heminway)다. 디오르, 질잔더, 지방시 등과 일 했던 하이패션계에서 잘 알려진 아트다이렉터인 그는 잡지의 에디터로서 기획과 스타일링을 진행한다. 연간 2회 발행하며 한정판으로 인쇄하는데 물론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빈티지 아이템의 링크가 있어서 클릭해서 쇼핑할 수도 있다. 주로 이베이(ebay)나 엣지(Etsy), 파페치(Farfetch)와 럭셔리 클로짓(The Luxury Closet) 등의 리세일 상품을 연계한다.
'빈티지, 중고, 리세일, 리사이클, 업사이클, 리유즈' 등은 현재 패션산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단어들이다.
브린 헤민웨이가 이러한 잡지를 만드는 것은 새 것은 지속가능 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리사이클, 업사이클, 중고 매장에서 찾은 아이템 등의 ‘재사용(reuse)을 촉진’하는 것이 잡지의 미션이다. 또한 이처럼 빈티지와 중고품을 사용하는 것은 남들과 다른 ‘퍼스널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이 중고의류를 더 많이 사용한다면 궁극적으로 순환형 패션을 활성화하고 중고 옷이 쓰레기로 매립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디스플레이 카피는 이처럼 지속가능성을 바탕에 두고 사람들에게 ‘중고 옷을 갖고 싶도록’ 만들기 위한 인스피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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