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과 행사의 시대

Posted by Haesoon Jung on


크리스마스를 일주일 앞 둔 12월 18일, 런던의 하이스트리트에는 세일이 넘친다.

전통적으로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직후에 겨울 정기세일을 한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세일 시작이 조금씩 빨라지더니 이제는 12월 초에 이미 다양한 행사와 할인이 시작된다.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절대로 세일을 하지 않던 영국 하이스트리트의 원칙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PwC에 의하면 11월 26일부터 12월 17일의 4주 사이에 이미 영국 매장의 85%가 할인 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등 크리스마스 조기 세일은 이제 일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가 되기까지 약 2 개월은 유럽 리테일러들이 연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기간으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연매출의 40%-50% 이상을 만들어 내는 최고의 피크 시즌이다. 크리스마스 때 가족과 지인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관습을 위해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이전에 세일을 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리테일의 불문율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더 이상 지켜지지 않는다. 영국뿐 아니라 보수적인 리테일 문화인 북유럽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던 12/26일의 겨울 세일은 이제 12월 초나 중순, 심지어 11월 말로 당겨지고 있다.

영국시장에서는 지난 6년 동안 크리스마스 전에 행사와 할인을 운영하는 것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올해는 그 할인폭이 43% 에 달한다(Deloitte가 30만개 상품을 대상으로 조사).  패션부문에서는 크리스마스 전에 이미 20%-73% 할인(M&S 20%-50%, Gap 40%-73% 등)이 제공됐다(Deloitte).


이제 세일과 행사는 연중행사로 변하면서 소비자들은 행사에 의한(offer-led) 구매현상을 보인다.

지난해 영국은 세일로 인해서 약 30조원(£20.3bn)의 리테일 매출리 깎인것으로 알려진다. Planet Retail UK의 보고서(UK Discount Strategies, Feb 2016)에 따르면 2015년 영국 전체 리테일 매출 중 세일에 의한 수익이 ¼ 에 달하는 142조원(£95bn)으로 할인이 얼마나 일반적인지를 보여준다.

조기 크리스마스 세일 현상은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공통적인 현상이다. 11월 1일과 12월 18일 사이에 북미시장에서 할인과 행사를 이용한 온라인 오더는 전체 온라인 구매의 절반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31%나 늘어난 수치다(Dynamic Action). 하루 (온라인) 매출 중  약 51%-86%가 할인에 의한 구매인 것이다. 행사방식은 30% 할인 부터 buy-one-get-one free(두개 아이템을 구매하면 그 중 저렴한 아이템은 공짜) 등 다양하다.


지난 11월 초  갭은 일부 아이템에 한정해서 할인 행사를 운영하면서 고객을 매장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처럼 세일이 전통적인 세일 날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하이스트리트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면서 리테일러들은 시장내 가격의 투명성으로 인해 경쟁 브랜드가 행사를 시작하면 이에 대응해서 디스카운트에 들어가게 된다.   이제 고객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패스트패션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신선한 아이템을 기대하는 시장의 변화 역시 조기세일과 빈번한 할인 행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더구나 브렉싯 이후 2017년 영국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예측되면서 패션리테일러들은 지금 최대한 재고를 소진하고 디스카운트를 통해서라도 매출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Black Friday는 세일문화가 더욱 일반적으로 퍼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세일이 빨라지고 늘어나면서 리테일러가 직면한 최대 문제점은 마진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이다. 할인과 행사를 통해 고객을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로 유치해서 정상가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특히 고정비용이 높은 오프라인 리테일러들은 마진은 줄어들고 생존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론Marks & Spencer, John Lewis, Selfridges, Harrods, Primark, Next같은 리테일러들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세일을 운영하지 않는 등 마진을 보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세일로 인한(offer-led) 매출효과가 아닌 필요에 의한(need-led)의 매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물론 고객과 신뢰도가 높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출을 만들기 위해서는 할인해야만 하는 악순환과 마진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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