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의 매력 vs 재고 처리… 샘플세일과 오프 프라이스 리테일

Posted by Haesoon Jung on

샘플세일의 인기는 뜨겁다. 9시 오픈이면 8시 이전에 도착해서 줄을 서야 그나마 상품을 제대로 고를 수 있다. Stella McCartney, Erdem, Christopher Kane, Anya Hindmarch, Margaret Howell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는 물론 Mackintosh나 Cheaney, Ettinger같은 영국의 헤리티지 브랜드, Joseph, Reiss같은 컨템퍼러리및 하이스트리트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에게 샘플세일은 재고를 처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샘플세일은 브랜드가 본사 건물의 빈 공간을 이용해 직원들이 운영하고 직원들의 친지와 저널리스트 등을 초대해서 운영하는 소규모 형태로 일반 대중들에게는 그리 친숙하지 않은 포맷이었다. 하지만 요사이 런던에서는 거의 매일 샘플세일이 열린다. 다양한 카테고리와 여러 브랜드/리테일러의 샘플세일 뉴스는 이메일 리스트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잠재 고객에게 전달되는 등 점점 더 대중화 되고 있다. 특히 샘플세일의 주요 장소인 런던의 뮤직룸(themusicroom.co.uk)이나 복스(thebox-london.com)는 물론 chicmi.com 같은 사이트는 런던의 샘플세일의 일정을 이메일로 공지하고 있다.


>>>샘플세일 현장의 계산대. 들어가기 위해서뿐 아니라 계산을 위해도 꽤 오랜시간 줄을 서야 한다. 

일반적으로 샘플세일은 원래 매장이 아닌 폽업 매장에서 1일-4일 간에 걸쳐 시즌 재고 상품을 5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게 된다. 그동안은 브랜드들이 장소를 빌리고 직원들을 활용해서 준비하고 판매하는 등 ‘직접 운영’ 하는 방식이었지만 요사이는 샘플세일을 전담해서 운영해 주는 일종의 ‘대행사’가 생겨났다. 2017년 창립된 쇼케이스(showcase.co)는 런던의 중심지인 피카딜리 지역에 쇼케이스라는 리테일 공간을 오픈해서 영디자이너의 상품을 전시 판매하는 외에 샘플세일의 운영을 대행하고 있다. 물론 대행사를 이용하는 것은 샘플세일에서의 상품가격을 높이고 판매직원의 서비스와 상품지식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에 못 미칠 수도 있다는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브랜드들에게는 귀찮은 일을 대신해 주는 새로운 아이디어인 것이다.

 

>>>Showcase는 브랜드의 샘플세일과 이벤트를 대행할 뿐 아니라 영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리테일 공간에서 소개한다.

샘플세일은 off-price 리테일의 일종이다. ‘브랜드나 디자이너 상품을 고객에게 정상가격 대비 큰 폭으로 할인해서 판매하는 방법의 리테일’을 off-price 리테일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TK Maxx, cocosa.co.uk, theoutnet.com, brandalley.co.uk, mysale.co.uk 등이 포함된다. 이중 cocosa.co.uk, brandalley.co.uk, mysale.co.uk는 플래시세일 사이트로서 상품을 한정 판매하는 온라인 버전의 폽업 매장과 유사하다. 이에 비해 TK Maxx는 미국에 본사를 두는 TJ Maxx의 자매 리테일러로 다양한 브랜드(Prada부터 Diesel 까지)의 시즌 재고 상품을 최대한 60% 내외로 할인 판매하는 한편 상품 구색을 위해서는 기획상품도 편집해서 구성한다. Theoutnet.com은 net-a-porter.com의 자매 사이트로 net-a-porter에서의 시즌 재고와 다른 디자이너 브랜드의 재고 상품을 함께 판매한다.


>>>1994년 유럽으로 확장한 TJ Maxx의 자매회사인 TK Maxx는 유럽과 호주에 약 6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성공적인 off-price 패션 리테일러


>>>Yoox와 함께 가장 업마켓의 off-price 리테일러인 theoutnet.com

 

JP Morgan에 의하면 off-price 리테일(미국)은2021년까지 약 22조원($18-19bn)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특히 (미국)백화점의 쇠퇴에 따른 시장 셰어를 잠식하면서 성장하고 있다. off-price 리테일은 브랜드의 숙제인 재고 소진을 위한 좋은 방법이지만 모노 브랜드의 아울렛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의 레더 하우스인 Coach다. Coach의 아울렛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은 Coach를 정상 매장에서 사지 않게 되고 결국 브랜드의 이미지 추락과 이익성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 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디스카운트와 아울렛을 크게 줄이는 개혁을 단행했고 이러한 전략은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Burberry가 남은 재고 상품을 모두 불태웠다는 뉴스 역시 off-price 로 판매하는 것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의 실추를 염려했기 때문이다.

재고는 브랜드에게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아무리 테크놀러지를 사용하고 생산기간을 단축해서 재고를 최소화하고 베스트셀러를 최대화한다고 해도 재고는 생긴다. 패스트패션도 예외가 아니다. New Look의 글로벌 마케팅 다이렉터는 몇 년 전 세미나에서 ‘남는 재고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에 대한 질문에 ‘소각한다’ 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제 소각은 더 이상 옵션이 아니다. 패션에서 지속성(sustainability)이 주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지금 소각 보다 더 나은 해결책이 필요하다.



>>>2018년 6월 H&M 이 론칭한 멀티브랜드 off-price 리테일러인 Afound는 H&M 내의 브랜드는 물론 디자이너 브랜드와 빈티지 까지 망라하는 상품믹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H&M의 아이디어는 바로 Afound(afound.com)다. 지난해 6월 스톡홀름에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론칭한 Afound는 멀티브랜드의 off-price 리테일러다. H&M 그룹 내의 브랜드(H&M, Cos, Arket, & Other Stories, Monki, Weekday)는 물론 Filipa K, House of Dagmar, Hope같은 쿨한 노딕 브랜드, Dolce & Gabbana, Michael Kors, Moncler, Diesel, Self-Portrait, Tory Burch같은 럭셔리와 컨템퍼러리 브랜드를 40%-70%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카테고리도 여성, 남성, 아동을 위한 의류와 잡화는 물론 홈상품까지 방대하다.

지난해 H&M의재고 의류 상품은 약 4조 8,000억원($4bn)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Afound는 이러한 재고 문제를 지속성의 가치를 다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매출을 만들 수 있는 ‘세련된’ 방법의 off-price 리테일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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